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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과학

양자수란? - 페르미온과 보존의 차이



힉스입자에 대한 글을 쓰고 저에게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무려 과학분야 블로그 순위로 2위라는 타이틀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블로그가 되고싶었는데...

블로그 만든지 4달만에 이런 변화가 생기다니...

감사드립니다!!

   

이번 글이 힉스입자에 대해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셨던 질문에 대한 마지막 답변이 될 것 같습니다.

   

4. 양자수가 도대체 뭐고 페르미온이랑 보존은 왜 다른 성격을 가진 것인가?

   

http://todayhumor.com/?humorbest_646313

   

   

이 내용을 포스팅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원자의 세계는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세상이 아니거든요~

   

사실 물리학자들은 미시세계에서의 입자의 운동을 철저히 수학적으로 해석합니다.

머릿속에 떠올릴만한 그 어떤 친숙한 개념도 없기 때문에 차라리 상상을 포기하고 계산만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양자역학에 관한 역사에는 엄청나게 유명한 명언이 있습니다.

"Shut up and calculate!"

닥치고 계산이나 하란 말이지요.

   

이 말을 한 물리학자는 디락인지 파인만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지만

둘 다 엄청나게 훌륭한 물리학자입니다.

이런 대단한 사람들도 닥치고 계산이나 하라고 하는데...

감히 제가 눈에 보이는 모델을 짠다는 것이 말이 되겠어요?

   

그래서 양자수에대해 어떻게 표현해야

그나마 일반인도 이해를 하고 넘어갈 수 있게 할지...

엄청나게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은 "왜"이런 개념이 나온 것인지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포기하고,

어떤 개념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제가 오늘 글을 쓰기 전에 꼭 강조해드리고 싶은 것은

원자는 절대로 오늘 제가 설명하는 방식으로 운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비 전공자는 오늘 글을 통해

아~~ 대략 이런 개념이 있구나~~

이렇게 넘어가시면 되고

   

전공자라면 어떤 물리량들이 양자화 되어있는지 까지만 파악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양자역학 전공교재에서 양자수, 각운동량, 스핀모멘트 부분을 공부하셔야 합니다.

아마 수학적으로 많이 힘든 부분일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수학적 포스팅이 아직 없어서 전공자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그런데 수리물리 미분방정식 강좌를 마무리 한 뒤에야 양자역학을 다룰 예정이라서

양자수에 대한 수학적인 내용의 포스팅은 좀 오래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공하시는 분들!!!

절대로 제가 오늘 설명하는 것을 가지고

나는 이렇게 배웠는데 너는 왜 이런식으로 표현을 했냐고 뭐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제가 표현하는 방식이 모순투성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거든요~

다만 일반인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어서 만든 모델이니

제가 설명한 개념을 수학공식에 대입해서

이상한 공식 만들어 내시는 분이 없으시길 거듭 강조합니다.

 

오늘 제가 사용하는 비유들은 모두 양자역학 책 뒤져보면 나오는 내용들이긴 합니다.

그런데 비전공자들을 위해 설명에 왜곡이 많이 들어가있으니

전공자들은 설명은 참고만 하시고 해당 단원의 수학공식을 꼭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페르미온과 보존 - 명칭의 유래

   

페르미온과 보존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이유는 통계역학과 관련이 있습니다.

통계역학에는 중요한 통계분포함수가 세 개 있습니다.

a. 페르미-디락 통계 (Fermi-Dirac statistics)

b. 보스-아인슈타인 통계 (Bose-Einstein statistics)

c. 맥스웰-볼츠만 통계 (Maxwell-Boltzmann statistics)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페르미-디락 통계를 따르는 입자가 페르미온이고,

보스-아인슈타인 통계를 따르는 입자가 보존입니다.

   

즉, 페르미온과 보존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각각의 통계가 언제 쓰이는 지를 살펴봐야 하겠죠?

   

다만 맥스웰-볼츠만 통계는 양자적 효과를 감안하기에는 너무 밀도가 낮은 상태에 쓰는데...

반도체 물리학이나 고체물리학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통계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페르미온과 보존을 구분하는 것과는 상관없으니 그냥 넘어가겠습니다~ㅋㅋ

   

   

   

2. 페르미-디락 vs 보스-아인슈타인 통계

   

이런 상황을 생각 해 봅시다.

학교에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어요~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한 반이 되었기 때문에 자리배치도 새로 해야 하고,

앞으로 친구가 될 사람들의 신상정보도 파악해야해요. 전문용어로 신상털기!!

   

우선 자리배치부터 하기로 해 봅시다.

어디에 앉든 상관은 없는데 한 자리에 두 명이 겹쳐서 앉는 이상한 상황은 없겠죠?

내가 먼저 자리를 차지했는데 내 무릎 위에 누가 또 앉는다고 생각 해 보세요

이상하죠? ㅋㅋㅋ

이렇게 어떠한 상태를 동일한 두 입자가 공유 할 수 없을 때 쓰는 것이 페르미-디락 통계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파울리의 배타원리를 따른다고 하는 것이지요.

배타라는 뜻은 남을 배척한다는 뜻을 가진 한자어입니다.

배타적경제수역에서는 오직 그 연안국만이 어업활동의 모든 권한이 있고

다른 국가는 침범하지 못하게 하잖아요?

이럴 때 쓰는 배타입니다.


그리스 문자 알파, 베타 할 때 베타가 아니고...

   

그리스 문자는 베타, "ㅔ"를 쓰고, 배타원리는 "ㅐ"를 씁니다.

주의하세요~!!

   

즉,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

또 다른 미친년은 용납하지 않겠어!!

   

   

이런 상황이 파울리의 배타원리를 따르는 상황이고,

배타원리를 따르는 입자들을 통계적으로 다루는 것이 페르미-디락 통계입니다.

   

즉, 어떠한 상태를 입자 하나가 차지하면

다른 입자는 그 상태를 넘보지 못하는 것이

페르미온의 특징이지요.

   

   

그럼 이번에는 보스-아인슈타인 통계를 따져봅시다.

   

자리배치를 한 뒤에 아이들은 모여서 서로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친구가 되어갑니다.

그러다 드디어 서로의 생일을 물어보기 시작 하죠.

그런데!!!

   

내 생일이 5월5일인데...

어? 우연히도 내 옆에 있는 애도 5월5일이 생일이네요!

우리의 대화를 엿듣고 있던 친구도 쏜살같이 다가오더니 자기도 생일이 5월 5일이라고...ㅋㅋㅋ

   

알고 보니 30명의 반 아이들 중에 무려 15명의 생일이 5월5일이었습니다.

   

생일이라는 상태를 표현 할 수 있는 1년 365일이라는 여러 가지 상태 수 중에서

5월5일을 생일로 할 수 있는 아이들이 몇 명인지는 제한이 걸려있지 않습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반 아이들 전체가 5월5일에 태어났을 확률도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처럼 동일한 상태에 있을 수 있는 입자의 수

무한정일 경우를 따지는 통계가

바로 보스-아인슈타인 통계입니다.

   

즉, 어떤 양자상태에 여러 입자가 동시에 들어있을 수 있다면 그 입자는 보존입니다.

   

   

3. 양자상태수

   

자~~ 이제 페르미온과 보존의 차이는 알았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기죠?

   

그럼 도대체 "상태"라는 것은 뭐냐???

   

이것은 말 그대로

"입자가 어느 위치에, 어떤 특징을 가지고 존재하는가?"

이것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어떤 남자가 영화관 3층 여자화장실 앞에서 여자친구 핸드백을 들고 쪼그려 앉아있는 상태이다.

   

이런 표현과 같이 어떤 입자의 종류, 위치, 특성등을

양자역학에서는 양자상태를 이용해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원자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를 표현하기 위한 양자상태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a. 주양자수 - 원자핵과 전자의 거리를 표현하는 상태로, 고등학교 화학시간에 배운 원자껍질에 해당함. 첫번째 껍질부터 시작하고 주양자수는 1,2,3,... 이렇게 정수로 표현됩니다.

b. 궤도양자수 - 원자핵 주변의 어떤 궤도를 돌고있는지 표현, s,p,d,f,g,h,i,... 이렇게 s,p,d,f까지는 외워야 하고, 그 뒤로는 알파벳 순서로 나갑니다. 하나의 주양자상태에는 0부터 주양자수에서 1을 뺀 상태까지 해당하는 정수의 개수만큼의 궤도양자수가 존재합니다.

c. 자기양자수 - 전자가 공전을 한다는 것은 전자가 원운동을 한다는 것을 뜻하고, 원운동은 가속도운동입니다. 즉, 전자가 가속도 운동을 하며 움직인다는 것이고, 전하를 가진 입자의 가속도운동은 전류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전류의 변화는 유도자기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자기에 대한 상태를 표현하는 양자수가 필요합니다. 궤도양자수에 -1을 곱한 숫자부터 양의 궤도양자수까지 존재하는 정수의 개수만큼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s오비탈은 궤도양자수가 0이라 자기양자수도 0인 상태 한 개만 존재하고,

p오비탈은 궤도양자수가 1이므로 -1,0,1 이렇게 세개의 자기양자수가 존재합니다.

d. 스핀양자수 - 전자의 자전상태를 표현하는 양자수로 자전을 시계방향이냐, 반시계방향이냐에 따라 2가지가 존재합니다.

   

이 내용을 종합해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 할 수 있습니다.

   

   

   

4. 양자화 되는 이유

   

자!! 지금까지 내용은 별로 오해의 소지가 없는 내용이지만

지금부터 써 내려가는 것은 절대로 그냥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지금부터는 어떻게든 양자화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

말도안되는 모델이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a. 주양자수의 양자화

왜 주양자수는 연속적인 값을 갖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원자 핵 주변을 전자가 돌고 있는데 이 전자가 그냥 원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고 파동처럼 움직입니다.

   

이런 모양들처럼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파동들의 시작과 끝이 정확히 만나도록 하는 원의 반지름만 존재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끝 부분이 만나지 않고 아래와 같이 꼬여있다면

이 파동은 스스로 상쇄돼서 사라지기 때문에

이런 궤도를 돌고 있는 전자는 존재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원자핵에서 전자에 이르는 거리를 뜻하는 주양자수

연속적이지 않고 불연속적인 값을 갖게 됩니다.

   


b. 궤도양자수

허용되는 궤도의 기울기와 관련이 있는 양자수입니다.

그런데 이 기울기를 결정짓는 세로축 성분이 양자화가 되어있습니다.

왜 양자화 되어있냐고요?

이건 도저히 설명이 안되네요 ㅜ.ㅜ

양자역학을 수학적으로 해석하다 보면 각운동량이라는 것이 양자화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그것을 지금 z축에 1,2,3으로 표시 한 것입니다.

원래는 ħ라는 단위의 정수배로 양자화되어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궤도인 L=0상태입니다.

   

이렇게 세로축 방향으로 1의 성분 만큼 기울어진 궤도가 L=1인 상태

   

L=2인 상태

   

L=3인 상태

   

그러니 주 궤도반지름이 클수록 양자화된 z축 단위의 갯수도 많아지겠지요?

반대로 주 궤도반지름이 가장 작은 n=1인 상태에는 z축으로 양자화된 각운동량 단위가 한개도 허용이 안됩니다. 그래서 n=1인 상태에는 허용되는 궤도는 L=0인 상태 하나뿐인 것이고 반지름이 커지면서 허용되는 궤도 기울기가 한 개씩 늘어나는 것입니다.

   


c. 자기양자수

아... 이건 어떻게 설명할지 진짜 힘드네요 ㅜ.ㅜ

원래 전자가 원운동해서 생기는 자기장 때문에 자기장에대한 위치에너지가 양자화된건데...

이걸 눈에 보이게 시각화하려니까 자꾸 꼬여버리네요 ㅜ.ㅜ

이번 개념을 소개하려면 엄청나게 억지로 그림을 끼워맞춰야 합니다.

사실 맨 처음 주양자수에서 전자가 파동모양으로 움직인다고 했을 때부터

이미 수학적 논리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이제는 손 쓸 방도가 없이 억지를 부려야 겠네요 ㅜ.ㅜ

   

위의 궤도는 세차운동이라는 것을 합니다.

세차운동이란 팽이가 회전하면서 회전 축 자체가 또 다른 축을 기준으로 회전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보여드리면 아래와 같은 운동이 세차운동입니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Precession

   

즉, 원자에서는 전자의 궤도운동이 아래와 같이 기울어진 축 자체도 회전을 하게 됩니다.

이 때, 바로 이놈

이 빨갛게 빛나는 이놈이 자기양자수입니다.

이렇게 허용되는 궤도의 기울기가 위, 아래로 대칭된

사이에 몇 개가 존재하는지 찾는 것이 자기양자수가 몇 개 인지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L=0이면

이렇게 축이 기울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허용되는 자기양자수는 위와 같은 상태 하나뿐입니다.

   

그런데 L=1이면

이렇게 -1, 0, +1의 세가지 자기양자수가 존재하게 됩니다.


주황색 원이 겹치니까 안 세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아까는 L=0인 상태에서 자기양자수의 개수를 센 것이고

지금은 L=1인 상태에서 센 것이기 때문에 별개로 쳐야 합니다.

그래서 자기양자수는 -L부터 +L까지의 정수값을 갖는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많이 복잡하고 이해도 안되죠?

당연합니다. 지금 억지로 짜맞추고 있는 거라 그래요 ㅋㅋㅋ

   

그래도... 드디어 스핀양자수로 넘어갈 수는 있겠네요

   


d. 스핀양자수

이거는 간단한데...

아까 전자궤도가 세차운동을 한다고 했었지요?

세차운동을 하려면 꼭 필요한 물리량이 전자 스스로의 자전입니다.

전자가 자전을 하지 않으면 세차운동이 불가능해요~

그래서 원래는 크기도 존재하지 않는 전자한테 억지로 스핀값을 부여한 것입니다.


그런데 회전방향에는 두 방향이 있지요?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

그 방향을 나눠주는 것이 +부호와 -부호이고

반정수 값을 갖는 이유는 여러가지 실험과 계산을 통해 끼워 맞춘 값입니다.

중요한것은 스핀양자수는 자전방향이 딱 두 가지라 두 개뿐이다!

라는 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한 예는 모두

"원자를 돌고 있는 전자"를 이용해 양자상태에 대한 개념을 설명 한 것입니다.

즉, 페르미온에 대한 양자상태란 말이지요.

 

보존에 대한 예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죠?

왜그러냐하면 보존의 양자상태는 이것보다 표현하기가 더 어렵더라고요 ㅜ.ㅜ

생각해보세요~

전하량도 없어서 어떻게 움직임을 억지로 짜맞출래야 짜맞출 껀덕지도 없는데 어떻게 설명이 되겠어요 ㅜ.ㅜ

 

원래 페르미온도, 보존도 모두 실험결과를 통해 알게 된 성질들을 수학적으로 분석해서 개념을 만든 것인데…

전자도 이렇게 끼워 맞추는게 너무 사실을 왜곡하고 있어서 사실 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런데 별 방법이 없네요. 그나마 전공책에서도 이 정도의 이미지화는 이미 사용하고 있어서 쓰긴 쓰는데…

더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설명 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보존이 스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한 실험은 슈테른-게를라흐 실험이라는 것이 있는데…

양자역학이나 선형대수학의 개념이 없이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입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보존의 양자수에대해서는 다루지 못했지만 이것만 알아 두시면 됩니다.

 

1. 미시세계에서는 입자의 상태를 양자수를 이용해서 표현한다.

2. 여러가지 양자상태에 있는 입자들의 운동을 관찰 해 본 결과 스핀양자수가 반정수값을 갖는지, 정수값을 갖는지에 따라서 적용해야 하는 통계공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3. 그래서 통계공식에 따라 입자의 종류를 나눴기 때문에 입자가 페르미온인가 보존인가는 여러가지 양자상태의 표현요소중에 스핀양자수가 정수인가 반정수인가에 따라 나뉜다.

 

   

   

5. 페르미온과 보존 – 차이점

   

페르미온은 패션피플입니다.

   

어제 인터넷 쇼핑몰에서 싸고 좋아보이는 원피스를 구입한 김모양은 봄바람을 기분좋게 느끼며 원피스를 하늘하늘 날리면서 학교에 갔습니다.

그런데!!!

강의실에 자신과 똑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여학생이 한 명 더 있는 거예요!!

게다가 하필이면 남은 자리도 그 여학생 옆자리만 비어있고 다른 곳은 꽉 차서 할 수 없이 똑같은 옷을 입은 그 여학생 옆에 앉게 생겼어요.

그 순간, 김모양과 그 여학생은 눈이 마주쳤고 서로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빈자리로 가면서 김모양은 그 여학생과 어떻게든 패션에 차이를 두기 위해 머리스타일도 바꿔보고 앞자리에 앉은 같은 과 동기한테 겉옷도 빌려서 걸치는 등 갖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 남들이 볼 때는 아주 미묘한 차이지만 어쨌든 패션에 차이가 생기게 만들고 나서야 그 옆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네!! 페르미온은 이 이야기의 김모양같은 입자입니다.

두 입자가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가까운 위치라는것은 어떠한 기준(원자핵)으로부터의 거리가 거의 같아야 하고, 궤도도 같아야 하고, 자기양자상태도 같아야지 둘이 만나서 치고 받고 싸우든 뭘 하든 할 텐데 모든 상태가 같은 페르미온은 존재 할 수가 없습니다.

아주아주 미묘한 차이라도 있어야 비슷한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지요.

즉, 서로 상호작용하는 전자는 스핀양자수라도 다른 상태여야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존재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전자 하나만 보면 잘생긴 전자, 못생긴 전자가 어디있겠어요?

다 똑같지...

사실 페르미-디락통계는 "구분가능한"놈들을 다루는 통계가 아니고

"똑같이 생겨먹은 놈들"중에서 "자존심이 센 놈들"을 다루는 통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힉스입자를 소개할 때 페르미온은 충돌 전 후의 입자가 구분 가능하다는 표현을 써서

전공하시는 분들에게 혼동을 드렸던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정확히 말씀 드리면


별 특징이 없어서 구별이 불가능한 입자가 특정 상태를 지니고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상호작용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보존은 다른 사람은 신경 안 쓰는 부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른 사람이 무슨 옷을 입든 말든 아무 상관 없이 내 갈 길 가는 그런 상태.


지금까지 어떻게든 설명을 해 보려고 글이 엄청나게 길어졌는데...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네요 ^^

스크롤의 압박이 장난이 아닌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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